우리나라가 지난 1분기 세계 데이터 유출 침해 건수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썼다.

30일 보안업계 등에 따르면 연초부터 카드사와 통신사, 의료 관련 협회, 대형 포털 등에서 총 1억5800만건의 주요 정보가 유출된 탓에 지난 1분기 한국 데이터 침해가 세계 사고의 74%를 차지했다.

시만텍코리아는  최근 2013년 한 해 동안의 주요 사이버 범죄와 보안 위협 동향을 조사 분석한 '인터넷 보안 위협 보고서(ISTR)'를 통해 지난해 발생한 정보유출 사건 중 20%가 우리나라와 연관,  이 가운데 44%가 의료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의료원의 직원 및 환자 1250여명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노출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서울의료원의 간호인력파일, 직원명단 등을 포함해 서울의료원에서 건강검진받은 환자 1000여명의 이름, 주민번호, 소속, 검진일자는 물론 어떤 검사를 얼마에 받았는지까지 구체적인 정보가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이 가능했다.

보안전문가들은 서울의료원 측이 병원 FTP(인터넷에서 컴퓨터 간에 파일을 전송할 때 사용하는 파일 전송 규약) 서버에 권한이 없는 사람의 접속을 차단하지 않는 등 허술하게 관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의료원 측은 이 사실이 밝혀지자 해당 파일에 대한 접근을 막거나 파일의 주민번호 뒷자리를 별표처리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보안이 취약한 병원의 웹사이트가 해킹당해 해당 홈페이지의 도메인(URL)이 악성코드 유포지로 사용되기도 했다.

개인의료정보 보안조치는 대형병원보다 의원들이 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의료기관의 개인정보 보호현황과 대책'에 따르면 개인정보 보안조치사항에 대한 수행현황과 관련 병원은 평균 62.1%였으나 의원은 평균 32.1%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각 항목별로 살펴보면 보안프로그램 설치 및 업데이트는 병원 92.4%, 의원 82.9%로 비슷했고, 비밀번호 작성규칙 준수여부도 병원 57.1%, 의원 54.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항목들의 격차는 컸다.
 
먼저 PC 개인정보 암호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사용여부는 병원 50%, 의원 11.4%였으며, 비인가자의 출입 및 이력관리 여부도 병원 70.5%, 의원 17.1%로 차이가 컸다.
 
개인정보 문서에 대한 안전한 장소 보관 여부는 병원 74.3%, 의원 37.1%로 격차를 보였다.
 
접근권한 및 접속기록에 대한 안전성 확보조치 수행현황에서도 의원은 병원보다 앞서지 못했다.

인사이동 발생 시 접근권한 변경 또는 말소의 경우 병원 84.8%, 의원 23.8%였으며, 접근권한을 업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로 차등부여하는 작업도 병원 83.8%, 의원 31.4%로 차이가 났다.
 
의료기관 개인정보관리 규정 인지현황에서도 앞선 수치들과 다르지 않았다.
 
개인정보 업무위탁시 문서화가 필요한 내용, 즉 위탁업무 수행목적 외 개인정보 처리금지에 관한사항, 개인정보 보호조치 사항 등 내용을 잘 알고 있는가에 대해선 병원 86.3%, 의원 45.2%로 조사됐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의료기관 종류별 맞춤형 필수 관리지침 혹은 교육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며, 개발된 관리지침 및 교육콘텐츠 등을 체계적이고 명확한 안내를 수반한 보급을 위해 보건복지부문 개인정보보호 창구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